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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쌀 스위스에 수출 앞둔 이원일 덕양농산 대표
제목 유기농 쌀 스위스에 수출 앞둔 이원일 덕양농산 대표
작성자 conine9 (ip:)
  • 작성일 2007-05-15 09: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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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위기를기회로] `무조건 보호가 농업 망쳐 제조업처럼 정책 지원을` [중앙일보]
해방 후 첫 쌀 수출 앞둔 이원일 덕양농산 대표
"13년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11일 정부의 쌀 수출 허용 소식을 접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농산영농조합 이원일 대표는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다음달 10일이면 덕양농산에서 생산한 유기농 쌀 200t이 스위스 수출 배에 오른다. 해방 후 쌀 수출 1호다. <본지 5월 8일자 1면>

이 대표가 쌀 농사를 시작한 건 1980년대 말. 부친의 뒤를 이어 9대째 내려온 가업이었다. 그는 평범한 농사는 내키지 않았다. 정부에 손 벌리는 농사론 가난한 소농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일본을 드나들다 본 유기농 쌀을 떠올렸다.

그러나 당시 국내엔 유기농이란 개념조차 생경했다. 병충해는 값싼 농약만 뿌리면 박멸됐다. 쌀은 정부가 무조건 수매를 해 줬다. 질을 따질 필요가 없었다. 수확량만 늘리면 고스란히 수입이 됐다. 이런 마당에 수확도 신통치 않고 값을 더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닌 유기농 쌀 재배는 허황된 도전이었다.

"당시 논에 들어갈 땐 방제복을 입고 마스크를 썼다. 워낙 독한 농약을 썼기 때문이다. 나는 평상복을 입고 논 일을 했다. 무농약 재배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을 모르는 동네 사람들은 내가 언제 농약 중독으로 쓰러지나 내기를 걸 정도였다."

초보 농사꾼 이 대표에게 유기농 재배는 벅찼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주위의 손가락질도 견뎌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유기농 재배 기술을 익혀갔다. 다행히 제주대와 함께 한 산학협동 작업도 도움이 됐다.

유기농 쌀 재배의 기틀을 잡자 이번엔 판로가 가로막았다. 비싼 유기농 쌀을 사먹을 소비자가 없었다. "쌀 관련 행사가 있으면 무조건 달려가 수확한 쌀을 공짜로 나눠줬다." 98년부터 유기농 체험 관광도 시작했다. 관광객을 초대해 유기농 재배를 눈으로 확인하게 했다. 점심때는 유기농 쌀로 지은 밥을 대접했다. 한 번 유기농 쌀을 입에 대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했다. 입소문도 빠르게 퍼져 나갔다. 단골이 늘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 대표는 내친김에 수출도 꿈꿨다. "해외에 나간 우리 동포가 몇이냐. 일본 쌀이 좋다지만 우리 쌀도 품질만큼은 자신 있다." 백방으로 수출 길을 찾던 이 대표에게 지난해 6월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스위스로 이민 간 단골이었다. "여기 쌀은 도저히 못 먹겠으니 유기농 쌀을 좀 보내줄 수 없느냐"고 했다. 그는 현지 마트에 농산물을 대주는 동포 수입상을 연결시켜 줬다.

때마침 스위스에선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수입이 금지됐다. GMO가 보편화한 미국.중국 쌀 수입이 확 줄었다. 대신 일본 쌀의 인기가 치솟았다. 그러나 일본 쌀은 너무 비쌌다. 스위스 동포 수입상이 3월 이씨에게 샘플로 20kg짜리 10포대를 보내라고 연락해 왔다. 머지않아 200t 거래 계약을 맺자는 답장이 왔다.

그는 고민거리가 하나 새로 생겼다. 스위스까지 한 달 걸리는 수송 기간 동안 쌀이 변질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방부제나 농약을 치지 않은 쌀이기 때문이다. 수출하는 배에도 저온 칸을 확보했고 스위스에 저온창고까지 마련했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수출길을 뚫는 것도, 세계 최고 쌀을 생산하는 것도 자신 있다. 그러나 저장기술이나 우량종자 개발은 개별 농민이 하기 어렵다. 이런 부분을 정부가 도와주면 좋을 텐데…."

그는 스위스 수출 후 말레이시아.러시아 수출도 계획 중이다. 미국 수출 전망도 밝다. 유기농 쌀은 미국에서도 비싸게 팔린다. 그러나 넓은 땅에서 기계로 대규모로 경작하는 미국에서 일손이 많이 가는 유기농 재배를 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마케팅만 뒷받침된다면 미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계산이다.

최근엔 쌀뿐 아니라 부추.깻잎.미나리.팽이버섯도 수출용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물론 무농약 유기농 재배다. 국산 채소 맛에 길들여진 단골들이 이민 간 뒤 채소도 보내 달라고 아우성이기 때문이다. 다만 채소 수출도 신선도를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어서 수출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이 대표는 농업을 한물간 산업으로 보는 시각에 반대한다. 국산 농산물도 품질을 높이고 정성을 들이면 세계시장을 휘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무조건 보호만 해온 농정이 쌀 산업의 경쟁력을 몇십 년 정체시켰다"며 "이제 농업도 제조업처럼 수출산업으로 키우도록 정책 틀을 새로 짜 달라"고 주문했다.

고양=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 이원일 대표는

-1942년생

-1970년대 건설업 종사

-1980년대 후반 부친 이어 농사 가업 이음

-1994년 유기농 쌀 재배 시작

-1999년 농민 20명과 함께 덕산농산영농조합 법인화

-현재 유기농 쌀 280t, 야채류 1200t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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